부산대 수시 수도권 지원 126% 급증, 진짜 이유는 뭘까
저는 입시 뉴스에 자주 나오는 '경쟁률 몇 배 상승' 같은 문구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편입니다. 모집 인원을 살짝만 줄여도 경쟁률은 쉽게 뛰거든요.
그런데 이번 부산대 수치는 조금 다르게 봤습니다. 모집 인원은 오히려 늘었는데 지원자가 더 크게 늘었고, 그중에서도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원자가 전년보다 126.8% 증가했다는 대목이었습니다. 숫자가 착시가 아니라는 뜻이니까요.
수도권 지원, 얼마나 늘었나 — 숫자로 먼저 확인
부산대학교는 지난 9월 11일 2027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마감했습니다. 정원내·외 포함 3,587명 모집에 41,417명이 지원해 경쟁률 11.55대 1을 기록했습니다. 전년도 10.08대 1보다 오른 수치입니다.
모집 인원은 132명(3.8%) 늘어난 데 비해, 지원자는 6,599명(19%)이나 늘었습니다. 그리고 지역별로 보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원자가 전년 대비 126.8% 증가했습니다.
이게 올해 한 번 튄 숫자가 아니라는 게 더 중요합니다. 2026학년도(현재 재학생) 입시 결과를 보면, 정시모집 기준 수도권 출신 합격생 비중이 2024학년도 6.5% → 2025학년도 9.2% → 2026학년도 13.9%로 3년 연속 뛰었습니다. 같은 기간 부·울·경 지역 출신 비율은 오히려 줄었고요.
논술전형에서 특히 두드러진 변화
전형별로 뜯어보면 논술전형의 변화가 가장 컸습니다. 342명 모집에 9,044명이 지원해 26.44대 1을 기록했는데, 전년 15.05대 1보다 11포인트 넘게 올랐습니다.
최고 경쟁률은 논술전형 의예과로 5명 모집에 778명이 지원해 155.6대 1이었습니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사회학과가 7명 모집·142명 지원으로 20.29대 1을 기록해 눈에 띄었고요. 입시 성적도 함께 올랐습니다. 수시 최종합격자 평균 교과등급은 3.05등급으로 전년 3.16등급보다 상승했고, 정시 합격자 수능 평균 백분위도 81.0%로 전년 79.9%에서 반등했습니다.
왜 하필 지금, 수도권 수험생들이 부산대를 선택할까?
배경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건 정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입니다. 부산대 주지홍 입학처장은 수도권 지원 증가의 배경으로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 의무화와 정부의 '5극 3특' 전략,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 등이 학생과 학부모들의 인식 변화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정확히는 정책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가 겹쳐 작동한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지역인재 의무채용, 국립대 무상등록금 추진,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지역의사제까지 함께 언급되니까요. 그래도 그중 가장 최근에, 가장 실체가 뚜렷하게 잡힌 변화는 역시 '서울대 10개 만들기'입니다.
infobada24.blogspot.com 한화오션 연봉 9,699만 원, 부산대와 연결되는 진짜 이유'서울대 10개 만들기', 실제로는 뭐가 정해졌나
이재명 정부의 대표 고등교육 국정과제입니다. 수도권 중심 대학 서열화를 완화하고, 거점국립대를 지역 성장과 지산학연 협력의 허브로 키우겠다는 게 방향입니다.
처음에는 전국 9개 거점국립대를 동시에 키우겠다는 구상이었는데, 2026년 8월 '선택과 집중'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그리고 9월 1일, 교육부는 부산대·전남대·충남대 3개교를 패키지 지원대학으로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선정 대학에는 올해 대학당 약 700억 원이 투입되고, 2030년까지 5년간 지원이 이어집니다.
거점국립대 지원 예산 자체도 크게 늘었습니다. 2026년 예산안 기준 8,733억 원으로, 전년 3,956억 원보다 2배 넘게 커졌습니다.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이 예산은 성장엔진과 연계한 '거점국립대 브랜드 단과대' 3곳 육성, 기업-대학 융합연구원 지원 등에 쓰입니다.
정책 발표 시점(9월 1일)과 부산대 수시 원서접수 마감(9월 11일)이 열흘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수험생과 학부모가 실시간으로 반응한 셈입니다.
지방 국립대 등록금 정책과 맞물리는 부분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글도 함께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지원이 늘었다고 다 좋기만 한 걸까
여기서 한 가지는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장밋빛 정책으로만 받아들여지는 건 아니거든요.
당초 9개 거점국립대 전체를 육성하겠다던 구상이 3개교 선별 지원으로 좁혀지면서, 지원 대상에서 빠진 지역 사립대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 재원 규모를 두고도 "대학 체질을 바꿀 수준의 혁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로 3개교 총 지원 규모는 1조 5천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서울대 한 곳의 교육·연구 경쟁력을 따라잡기에는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수도권 지원자 급증이라는 결과는 분명하지만, 그게 정책의 '성공'을 뜻하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문제라는 뜻입니다.
남은 수시 일정도 함께 챙기세요
이미 원서를 낸 수험생이라면 아래 일정을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예술대학 모집단위 실기고사는 10월 20일부터 29일까지, 체육교육과 실기고사는 11월 3일부터 4일까지, 체육특기자전형 체육교육과 실기고사는 11월 5일부터 6일까지 진행됩니다. 논술고사는 11월 28일(오전 자연계열, 오후 인문·사회계열)이고, 학생부종합전형·지역인재전형Ⅰ·지역의사선발전형 면접은 12월 5일입니다. 최초 합격자는 12월 18일 부산대 입학 홈페이지에서 발표되는데, 일부 예술대학과 체육특기자전형은 11월 24일 먼저 발표됩니다. 다만 6회 지원 제한 위반자 확인 과정에서 최종 지원 인원은 다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부산대 수시 수도권 지원 126.8% 급증은 어느 한 가지 이유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선정이 가장 눈에 띄는 계기였던 건 맞지만, 그 밑에는 지역인재 채용, 등록금 정책, 지역 성장 기대감까지 여러 흐름이 함께 깔려 있었습니다.
수도권 수험생이라면 '지방대라서 꺼려진다'는 판단 기준이 조금씩 흔들리는 시기일 수도 있으니, 올해 입시 결과가 내년, 내후년에도 이어지는지 한 번 지켜보시길 권합니다. 정책의 방향이 그대로 유지될지가 관건이니까요.
the-story-why.blogspot.com 반도체는 왜 '산업의 쌀'일까 — 2026 한국 경제 리포트참고 자료
- 부산대 2027 수시 11.55대 1… 지원자 19% 늘었다 — 언론(아시아경제), 2026.09.12
- 부산대, 수도권 학생들 증가 수시·정시 합격선도 상승 — 언론(부산일보), 입학처장 인터뷰, 2026.04.20
- '서울대 10개 만들기' 본격화…거점 국립대 3곳 신속 선정 — 정부 공식(정책브리핑, 교육부), 2026.08.05
- [속보] '서울대 10개' 부산대·충남대·전남대 3개교 선정… 대학당 700억씩 지원 — 교육전문매체(한국대학신문), 2026.09.01
- '서울대 10개' 초조한 사립대 "거점국립도 경쟁하는데..." — 교육전문매체(교수신문), 2026.0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