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공공기관 40개 유치 나섰다…근데 시작이 늦었다?
HMM 본사 이전, 해수부 신청사 부지 확정까지 정리하면서 저는 '부산이 이제 흐름을 제대로 탔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소식을 들여다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더군요. 부산시가 40개 공공기관 유치 명단을 공개하며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한 건 맞는데, 정작 그보다 먼저 나온 기사 제목은 "부산만 뒷짐"이었습니다. 무슨 상황인지 정리해봤습니다.
■ 무슨 일이 있었나
부산시는 8월 3일 전재수 시장 주재로 '공공기관 이전 추진 전담팀(TF)' 회의를 열고,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응할 유치 희망 기관 40개 명단을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사실 이 명단 자체는 지난 2월 국토교통부에 이미 제출한 것이었는데, 구체적인 유치 대상과 전략은 그동안 공개하지 않고 있었어요.
■ 4대 분야, 어떤 기관들을 노리나
부산시는 금융, 해양, 첨단산업·연구개발(R&D), 영화·영상이라는 4대 특화 기능군을 중심으로 유치 대상을 세분화했습니다.
■ 왜 산업은행이 핵심 과제인가
40개 기관 중에서도 부산시가 특히 상징적 핵심 과제로 꼽는 건 한국산업은행입니다. 부산국제금융진흥원 김수영 경영기획실장은 부산이 세계 금융도시 평가에서 23위까지 올라섰지만, 앞서 1차로 이전한 공공기관들이 정부 정책 대리 집행에 치중돼 정작 자금을 유통하는 기능은 약했다고 짚었어요. 산업은행·기업은행처럼 실제 자금 융통이 가능한 기관 배치가 필요하다는 진단입니다.
■ 그런데 시작이 늦었다는 지적
사실 이번 TF 회의와 명단 공개는 자발적인 움직임이라기보다 여론의 압박에 가까운 측면이 있습니다. 오는 9월로 예정된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로드맵 발표를 앞두고 전국 지자체가 이미 사활을 건 유치전에 뛰어든 상황에서, 부산만 이전 전략과 정치권 공조 모두 뚜렷한 구심점을 만들지 못한 채 '골든타임'을 흘려보내고 있다는 지적이 7월 30일 나왔었거든요. 부산시가 8월 3일 부랴부랴 TF를 꾸려 명단을 공개한 배경에는 이런 비판이 있었습니다.
■ 시와 정치권 사이, 미묘한 온도차
늦어진 이유 중 하나로 산업은행 이전을 둘러싼 내부 이견이 꼽힙니다. 박형준 전 시장은 산업은행 이전을 핵심 과제로 강하게 추진했던 반면, 전재수 현 시장은 산업은행 유치보다 '동남권투자공사' 설립이 지역 금융 활성화에 더 효과적이라는 입장을 강조해왔어요. 시장이 바뀌면서 전략의 우선순위 자체가 흔들린 셈입니다.
8월 11일 열린 지역 국회의원 토론회에서도 이런 기류가 감지됩니다. 참석자들은 지역별로 기관을 나눠 배분하던 1차 공공기관 이전 방식의 한계를 지적하며, 부산의 산업 기반과 특성에 맞는 기관을 집중 배치해야 경제적 파급 효과를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어요. '나눠주기식 이전'을 넘어서려면 산업은행 유치에 더 힘을 실어야 한다는 압박으로 읽힙니다.
■ 앞으로 일정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로드맵은 9월 발표가 예정돼 있습니다. 그때까지 부산시가 산업은행 유치를 둘러싼 내부 입장을 정리하고, 지역 정치권과 얼마나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느냐가 결과를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 HMM과 해수부 신청사가 '이미 결정된 것을 실행하는 단계'였다면, 이번 40개 기관 유치전은 아직 결과가 정해지지 않은 진짜 승부처라는 점에서 다음 발표를 지켜볼 이유가 충분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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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산은·IBK·수출입은… 40개 공공기관 부산 유치 총력 — 부산일보, 2026.8.3
- 부산시, 2차 공공기관 이전 유치…한국산업은행 포함 — 헤럴드경제, 2026.8.3
- 부산시, 산업은행 유치 계속…2차 공공기관 이전추진 점검 — 연합뉴스, 2026.8.3
- 사활 건 2차 공공기관 유치전, 부산만 '뒷짐' — 부산일보, 2026.7.29
- "나눠주기식 이전은 한계"…부산 의원들, 산업은행 유치 총력전 — 쿠키뉴스, 2026.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