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율 90% 넘으면 위험? 계약 전 3분 계산법
전세가율 90%,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무조건 위험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 숫자가 '단순 비율'을 뜻하는지, HUG가 보증보험 심사에 쓰는 '기준'을 뜻하는지에 따라 답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전세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 숫자 하나만 보고 안심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전세가율 90% 넘으면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듣다 보니, 정작 이 숫자가 정확히 뭘 의미하는지 헷갈리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 글은 전세가율 계산법부터, 계약 전 3분 안에 직접 위험도를 확인하는 방법까지 순서대로 정리한 글입니다.
전세가율, 대체 어떻게 계산하나요?
전세가율은 매매가(시세) 대비 전세보증금의 비율입니다. 계산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전세보증금 ÷ 매매가(시세) × 100
예를 들어 매매가 4억 원짜리 아파트에 전세보증금 2억 8천만 원으로 들어간다면, 전세가율은 70%입니다. 같은 집을 3억 4천만 원에 전세로 들어간다면 85%로 올라갑니다.
숫자는 단순합니다. 문제는 이 비율을 어디까지 '안전'으로, 어디부터 '위험'으로 봐야 하는가입니다.
시세 대비 몇 %부터 위험 신호일까요?
법적으로 정해진 '위험 기준'은 사실 없습니다. 다만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이야기하는 구간은 있습니다.
- 60% 이하: 비교적 안전
- 60~75%: 주의가 필요한 구간
- 80% 이상: 깡통전세 위험 구간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전세가율 80% 이상인 경우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운 깡통전세 위험이 크다고 짚은 적이 있습니다. 근거는 간단합니다. 경매 낙찰가율이 통상 매매가의 70~80% 수준이라, 전세가율이 80%를 넘으면 실제로 경매까지 갔을 때 낙찰가가 보증금에도 못 미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2022년 서울 강서구·양천구·금천구는 전세가율이 90%를 웃돌아 깡통전세 위험 지역으로 꼽힌 적이 있습니다. 물론 이건 2022년 시점 수치이고, 지역별 전세가율은 시기마다 계속 바뀝니다.
"전세가율 90%", 사실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여기서부터가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언론에서 관행적으로 말하는 '위험 기준(대개 80%)'과, HUG(주택도시보증공사)가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심사에 실제로 쓰는 기준(90%)은 서로 다른 숫자입니다.
HUG는 선순위채권과 전세보증금을 합한 금액이 HUG가 산정한 주택가격의 90%를 넘으면 보증 가입 자체를 거절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선순위채권 + 전세보증금) ÷ 주택가격 × 100 ≤ 90%
여기서 '주택가격'은 집주인이 부르는 호가가 아니라 HUG가 정한 기준(공시가격, 감정가 등)으로 산정됩니다. 특히 빌라(다세대주택)는 보통 공시가격의 140%를 주택가격으로 인정받고 담보인정비율 90%가 적용돼, 결과적으로 공시가격의 126%가 상한선이 됩니다.
말이 조금 복잡한데요, 실제 계약에서 중요한 건 이겁니다. 전세가율 자체가 80%대라도 선순위채권이 없으면 HUG 가입이 될 수 있고, 반대로 전세가율이 70%대로 안전해 보여도 선순위채권이 많으면 HUG 가입이 거절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단순 전세가율 하나만 보고 안심하거나 겁먹을 일이 아닙니다.
진짜 위험도는 선순위채권까지 봐야 나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게 2단계 계산입니다.
1단계는 앞서 본 기본 전세가율입니다. 2단계는 여기에 집주인의 기존 대출(선순위채권)까지 더한 '총 위험비율'입니다.
(선순위 근저당 + 선순위 보증금 + 내 전세보증금) ÷ 매매가 × 100
이 비율이 70% 이하면 비교적 안전, 80%를 넘으면 경매로 넘어갔을 때 보증금 전액 회수가 사실상 어려운 수준으로 봅니다. 선순위 근저당이 있는 집은, 1단계 전세가율만 보면 낮아 보여도 2단계에서 위험도가 확 올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선순위채권은 등기부등본으로 확인합니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본인 인증 후 열람할 수 있고, 발급 수수료는 700원 수준입니다. 계약서 작성 전 한 번, 잔금 지급 당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 계약 후에 집주인이 몰래 추가 대출을 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계약 전 3분 계산기 — 직접 입력해보세요
숫자로 설명하면 아무래도 감이 잘 안 오실 텐데요. 아래 계산기에 매매가(시세), 전세보증금, 선순위채권(근저당 등)을 입력하면 기본 전세가율과 선순위채권 포함 총 위험비율을 바로 계산해 드립니다.
🧮 전세가율 & 총 위험비율 계산기
계산기가 보여주는 숫자는 참고용 판단 기준일 뿐, 실제 계약 가능 여부나 HUG 보증보험 가입 여부를 확정하는 건 아닙니다. 최종 확인은 등기부등본과 HUG·SGI 공식 심사를 통해야 합니다.
계산했다면, 이것도 같이 챙기세요
전세가율 계산만큼 중요한 게 있습니다. 보증금을 법적으로 지키는 절차입니다.
잔금을 치르고 이사한 날, 전입신고를 합니다. 그리고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습니다. 이 두 가지를 같은 날 마쳤다면, 다음 날 오전 0시부터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의 효력이 생깁니다 — 당일 즉시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 시차를 이용해 전입신고 당일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임대인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잔금일과 전입신고는 최대한 서두르는 것이 안전합니다.
정리하면 순서는 이렇습니다.
전세가율 계산 → 등기부등본으로 선순위채권 확인 → 계약 → 잔금일 즉시 전입신고·확정일자 → 가능하면 HUG·SGI 전세보증보험 가입
요즘 전세가율, 실제로 얼마나 올랐을까요?
한국부동산원 발표에 따르면, 2026년 8월 1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전주보다 0.11% 상승해 같은 기간 매매가격 상승률(0.09%)을 웃돌았습니다. 수도권 전세가격도 0.19% 올라 매매가격 상승률(0.17%)보다 높았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강북구 아파트 전세가율은 2026년 8월 기준 63.8%로, 2019년 11월 이후 8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노원구와 도봉구도 비슷한 흐름으로, 2019~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세가격 상승은 매매가 하락을 방어하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무주택 가구 입장에서는 보증금과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함께 커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전세대출 이자는 기준금리 흐름과도 맞물려 있는데요, 이 부분은 최근 기준금리 동결·인상 여부를 다룬 글에서 조금 더 자세히 다뤘습니다.
관련글 8월 27일 기준금리, 인상일까 동결일까 ›전국·서울 평균 수치와, 실제로 계약하려는 매물의 전세가율은 다를 수 있습니다. 결국 평균값보다 중요한 건 내가 들어가려는 그 집의 숫자입니다.
전세가율 90%라는 말 하나로 위험을 다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단순 비율'인지 'HUG 심사 기준'인지 구분하고, 선순위채권까지 더한 총 위험비율을 확인하고, 등기부등본과 전입신고·확정일자까지 챙기는 것 — 이 전체 흐름이 있어야 전세가율이라는 숫자가 진짜 의미를 갖습니다.
계약을 앞두고 계신 분이라면, 계약서에 도장 찍기 전에 위 계산기부터 한 번 돌려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숫자 하나 확인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분이지만, 놓쳤을 때 되돌리는 데는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리니까요.
참고 자료
- 주택임대차 - 대항력 및 우선변제권 취득 — 정부기관(법제처)
- HUG 주택도시보증공사 — 공공기관 공식 사이트
- 2026년 8월 1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 한국부동산원 R-ONE — 공식 통계
- 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조건 총정리 — HUG 공식 안내 기반 정리
- "전세가율 90% 넘었다"…서울 깡통전세 위험 지역 - 머니투데이 — 언론 보도, 2022.08
- 강북구 전세가율 63.8%…81개월만 최고치 - 헤럴드경제 — 언론 보도(KB부동산 데이터 인용), 2026.08
⚠️ 이 글은 위 참고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글이며, 법률 자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안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 있으니 정확한 판단은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